2026.10.05
10월 중순부터 하순 사이에 끝나는 전시들을 모았습니다. 개념미술을 다시 읽는 기획전부터 사진가의 회고전, 소리를 주제로 한 참여형 전시, 기술과 풍경을 다루는 개인전까지 성격이 다양합니다. 남은 기간이 짧은 순서대로 소개하니 일정에 맞춰 고르는 데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것은 개념미술이 (아니)다
한국현대미술 가운데 개념적 경향을 보인 작업들을 모아 다시 살피는 기획전입니다. 형태나 완성도보다 생각과 언어, 과정과 맥락을 앞세운 태도를 미술의 언어적 전회라는 흐름에서 읽어 냅니다. 사물과 언어, 측정과 지도, 제도비판 같은 갈래를 따라가며 1990년대 전후의 작업을 앞선 세대와 견주어 봅니다. 이번 목록에서 가장 먼저 끝나는 전시라 한국 개념미술의 흐름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일정을 서둘러 잡는 편이 좋겠습니다.
아마도, 모두 우리 [Perhaps, All of Us] 캐나다 전시
서울에서 기획되어 워싱턴 D.C.를 거쳐 오타와로 이어진 순회전의 캐나다 전시입니다. 세 도시가 모두 수도라는 점에서 공공성, 역사성, 다양성이라는 주제를 끌어내 세 부분으로 구성했습니다. 우리와 타자의 경계, 말해지지 않은 시간, 차이가 공존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차례로 짚습니다. 캐나다에 머무는 분이나 오타와 방문 일정이 있는 분이 마감 전에 살펴볼 만한 전시입니다.
마틴 파 : We Are Martin Parr
매그넘 포토스의 일원으로 현대인의 일상과 소비문화를 기록해 온 마틴 파의 대규모 회고전입니다. 작가가 세상을 떠난 뒤 아시아에서 처음 열리는 자리로, 14개 시리즈 500여 점과 사진집 90권을 함께 소개합니다.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 남한과 북한을 찍은 작업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규모가 큰 전시인 만큼 마감 직전보다 여유 있게 시간을 두고 찾는 편이 어울립니다.
green mago
스페인어로 마법사를 뜻하는 mago를 제목에 담은 일곱 작가의 그룹전입니다. 권오상, 최원교는 공간과 물질의 차원을, 이손과 함성주는 현실과 가상의 관계를, 송예은, 타니구치 마코토, 류재성은 일상을 보는 인식의 틀을 다룹니다. 통념에서 벗어난 발상이 만드는 낯선 순간에 주목하는 전시입니다. 여러 작가의 작업을 한자리에서 비교해 보고 싶은 분에게 맞습니다.
《 InnerSpace#26 》
문자를 재료로 회화를 쌓아 온 김정한 작가의 개인전입니다. 문장을 겹쳐 쓰고 캔버스를 돌려 가며 붓질을 반복해, 의미를 잃은 글자가 선과 면, 밀도로 바뀌는 화면을 만듭니다. 채움과 비움이라는 오랜 주제와 함께 얼굴과 캐릭터 이미지를 해체해 다시 엮은 최근작도 선보입니다. 회화의 물질감과 제작 과정에 관심 있는 분이 기간 안에 들러 볼 만합니다.
사각사각 소곤소곤
김준 작가가 서울특별시어린이병원의 아이들, 가족과 함께 7주 동안 소리를 주제로 진행한 활동의 결과를 보여 주는 전시입니다. 참여자들은 바람이나 발걸음처럼 흘려듣기 쉬운 소리를 기록하고 이를 바탕으로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듣기에서 기록과 창작으로 이어진 과정이 전시의 중심입니다. 아이와 함께 감각을 주제로 한 전시를 찾는 가족에게 어울립니다.
Clearview Mechanism
인간과 자연, 기계의 관계를 다뤄 온 구기정 작가가 가나아트에서 여는 첫 개인전으로, 사진, 그래픽, 영상, 설치 열두 점을 소개합니다. 실제 식물과 렌더링 이미지를 나란히 두거나 갤러리 정원을 변형한 이미지를 그 정원이 보이는 창에 붙이는 방식으로 원본과 변형을 함께 보여 줍니다.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조건과 과정을 짚는 전시입니다. 개막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기간이 짧아 이달 안에 일정을 잡아야 합니다.
관람 전에 알아 두면 좋은 것
가장 먼저 끝나는 전시는 10월 11일까지인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개념미술 기획전으로, 관람료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나머지 전시는 모두 무료로 안내되어 있습니다.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은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저녁 8시까지 열고, 주캐나다한국문화원도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저녁 8시까지 열며 일요일과 공휴일에는 쉽니다. 관람 시간 정보가 없는 곳이 많으니 방문 전 공식 안내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일곱 전시는 모두 10월 안에 막을 내리며, 마감일과 관심사를 함께 놓고 보면 동선을 정하기가 수월합니다.